(낭독)[우리들의 사는 이야기 29] 우린 꿈을 위해 달리고 있을 뿐이고 by 림연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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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 / 윤련순, 음악편집 / 변소화

우린 꿈을 위해 달리고 있을 뿐이고

글 / 림연춘

사랑하는 내 친구 하림아, 이 시각 네가 너무 그립고 걱정되어서 오랜만에 편지를 쓰게 되는구나.

급증하는 코로나19확진자수의 위기를 아쉽게 피해가지 못하고 너도 한국에서 오미크론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쿵 내려앉았지.

물론 다행히 큰 증상은 없고 감기 정도의 몸살을 앓으며 치료약을 잘 먹고 극복하고 있다는 너의 씩씩한 목소리에 다소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심히 걱정되는 마음은 다 떨쳐낼 수 없구나.

몇 년 전 우리가 한국에서 교환생으로 유학생활을 할 때만 해도 평화롭고 자유롭기만 했던, 우리들의 청춘과 꿈을 마음껏 키우며 대학이라는 환상적인 곳에서 날개를 펼쳤었는데 이젠 언제 일이었던가 싶게 그립기만 한 추억으로 남아있구나.

얼마 전 위챗에서 사진을 뒤적이다가 대학시절 너랑 익살스럽게 하나의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는 척 하며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 보내주었었지.

‘우리 그때 이렇게 하나의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는 척 하면서 사진을 찍으며 세상 다 가진듯 행복했었는데 이제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사진 이대로 재현해보는 것이 어때?’

사진과 함께 너에게 문자를 보내며 타자하는 나의 손가락은 물론 마음까지 함께 설레고 있었단다. 추억에 대한 그리움과 그때는 한 침실에서 함께 보내며 매일 가족처럼 보내던 너랑 이젠 한 도시에 살고 있지 않으니, 그것도 서로 타국에서 보내야 하니 사진이야말로 최고의 추억 선물이자 우리의 그리움을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유일한 증거일 테지. 사무치는 그리움이 가슴 그득히 차올라 어느새 모르게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했단다.

‘맞아, 10년 전 콜라겐이 다분한 그때 우리의 얼굴과 풍부한 머리숯을 좀 보렴, 하하, 그대로 나올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이제 만나면 다시 한 번 재현해보자, 오케이.’

너도 기다렸다는 듯이 반가운 문자를 보내왔지. 문자 내용 중에 ‘10년 전’이란 단어와 ‘콜라겐’이라는 단어에 심장이 격하게 반응하면서 눈치없이 뛰어대고 있었단다. 10년 전이라고?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에 계산해보니 맞아, 그래, 어느새 10년이 지났어, 다시 거울을 살그머니 꺼내들고 나의 얼굴에는 아직도 ‘콜라겐’이 다분한지 비춰보았지. 그런데 이게 뭐람? 재현은 커녕…… 애엄마가 되고 나서 나의 콜라겐도 그래 함께 사라졌단 말인가?

그때 함께 한 숙소에서 동고동락했던 너는 아직 미혼이고 이미 결혼하고 애까지 있는 애엄마인 나는 명백히 다른 역할과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해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친구의 일을 자기 일보다 더 역성스레 걱정하는 너는, 말하는 것보다 들어주는 것에 착한 너에게 결혼생활 및 엄마생활 한풀이는 언제 해도 통하는 데가 있어 주절주절 늘여놓곤 하지. 

너는 위로와 함께 나는 매일 옛 시절로 돌아가는 꿈을 꾸며, 늘 추억에 잠길 때가 많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는 뜻을 전해왔지.

‘맞아, 매일 어떤 옷을 입으면 더 예쁠까? 어떤 음식이 더 맛있을까? 그런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우리 같이 수다 떨던 때가 세상 제일 그리운 걸……’

생각해보면 그때든 지금이든 하나의 변함없는 것이 있다면, 변함없이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 있다면 아마 우리들의 꿈을 위한 추구인 것 같아. 그 꿈이 위대했든 보잘것없든, 큰 꿈이든, 작은 꿈이든…… 그래서 꿈을 위해 달리고 있는 우리여서 아마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도, 즐거운 추억과의 거리가 많이 멀어진 후여도 항상 통하는 데가 있고 추억여행도 마음껏 할 수 있는 것 같아. 

그리고 이 시각 너무나도 그리운 우리의 친구들이 떠오르는 구나. 우리 친구들은 참 잘하는 것이 많고 각자 분명한 개성 속에서도 장점을 살려 여행을 가든 함께 공부를 하든 맛있는 것을 먹든 배려 또한 넘쳤던 것 같아. 쇼핑할 때는 백화점 지리는 물론 여러 브랜드 및 가격까지 환하게 알고 능수능란하게 리드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일이든 판단력과 뛰어난 결단력으로 친구를 지켜줄 줄 아는 친구, 그런가 하면 친구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서 도우며 친구의 행복을 가장 큰 낙으로 생각하는 친구들, 그래서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항상 그리워하며 그리게하는 친구들인 것 같아. 반대로 생각해보면 나는 좀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 한 번 갔던 곳은 무조건적으로 잊어버리며 차를 타고 이동할 시 가방 안까지 탈탈 털어 카드를 확인하지 않나, 걸핏하면 화장실에도 자주 들락거리며 친구들을 기다리게 했던 것 같아. 게다가 삼복철 여름에도 소음을 참지 못해 침실창문까지 꽁꽁 닫고 자는 버릇 때문에 우리 친구들은 배려해주면서도 어지간히 고통스러웠을 것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나를 감싸주고 배려해준 친구들 덕분에 우린 지금까지도 언제든 가장 진실된 마음의 소리를 나눌 수 있는 것 같아.

하지만 졸업 후, 우리는 부득이하게 각자 다른 도시로 흩어지게 되었지. 각자 다른 꿈을 위한 도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할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10년이란 시간이 믿기지 않을 만큼 어느새 훌쩍 흘러가버렸고 우리는 10년이란 시간 동안 많고 많은 변화 속에서 자신을 키워왔고 그와 함께 늘 변함없이 우리들의 우정도 키워왔지. 그동안 결혼한 친구, 결혼하고 애 둘 엄마까지 된 친구, 아직 솔로인 친구를 포함해 조금은 다른 역할과 신분이 되었지만 그 속에서 맛보게 된 많은 고민과 스트레스를 토로하면서 그때그때의 고충과 생각들을 나누어왔지. 보다 더 나은 자신을 위해 애엄마가 되고 나서도 눈코뜰새없이 바쁜 생활의 절주 속에서 토픽 등 언어능력시험은 물론 공무원 시험준비까지 철저히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며 우리들의 지향점에 대해 심사숙고해보게 되기도 한단다.

생각해보면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 서서 한동안 방황하고 피폐해 있었던 적이 많았던 것 같아. 큰 짐, 작은 짐 들쳐업고 홀로 힘들게 이사할 때, 모든 힘을 쏟아부었음에도 거기에 해당한 결과는 생각보다 많이 처참할 때…… 힘든 슬럼프 속에 빠져 이대론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 속을 세차게 휘저으며 엄습해올 때, 낯선 도시에 홀로 남겨진 영혼은 오갈데 없이 심하게 흔들리기도 했었지. 더 이상 다치지 말아야지, 이대로 주저앉지 말아야지 하면서 긴긴 밤을 홀로 창밖의 가로등빛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속삭일 때도 많았지. 그러다가도 꾹꾹 눌러담았던 슬픔과 좌절이 나를 쥐고 흔들어버릴 때 거침없이 많은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었지. 걷잡을 수 없고 끝을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빠져들어가 체념과 슬픔 속에 자신을 묻어버린 적도 많았지.

4년 전 동아시아문화도시 중, 일, 한 문화교류활동 중국대표단 할빈 통역으로 한국 부산으로 가게 되었을 때, 우린 기적적으로 잠깐의 만남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지. 코로나팬더믹으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이 시각에는 생각할 수조차 없는 교류활동이자 그게 과연 현실이었을까 환상적으로까지 안겨오는 그 번의 활동과 우리의 만남은 너무나 소중하고 의미가 깊었지.

‘코로나가 모두 물러가고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환하게 웃을 수 있게 해주세요.’

누군가 이런 소원을 빌고 있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 자칫 눈물이 솟구치는 것을 어쩔 수 없더군.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가장 큰 꿈이자 소원이자 바람이 아닐까. 코로나 전 많은 사람들이 아주 일상적인 일상의 것들을 소중히 하고 감사히 할 줄 몰랐다면 이제 그 가장 일상적인 생활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았으니 이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보다 나은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현재 이 시각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제1전선에서 싸우는 많은 사람들의 피타는 노력으로 그 소원을 이루기까지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으리라 믿고 싶어. 

코로나 여파가 과연 우리의 무엇을 빼앗아간 것일까? 가장 일상적이고 가장 기본적인, 안전한 일상에 기초한 꿈을 펼치려는 사람들의 날개를 빼앗아간 것은 아닐까? 이 시점에 코로나 이전의 일상과 코로나가 언젠가 사라진 후의 일상을 그려본다는 것은 어쩜 이렇게 꿈만 같은 일이 되었을까? 이는 현 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꿈이기도 한 것 같아, 코로나가 없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활짝 웃을 수 있는 그런 날로 돌아가는 것…… 그래, 우린 항상 꿈을 키워왔지, 과거에서나, 현재에서나, 미래에서나…… 나는 우리의 소박한 꿈이 항상 꿈을 위해 달리고 있는 한 꼭 이루어질 수 있는 그날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것은 줄곧 이어갈 것이니까……

아래 내용을 클릭하시면, 협찬기업 리스트, 협찬개인 리스트, 협력단체 등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주식회사 A-YO상사(Caraz) : 전심혁 사장
2. 전일화부동산협회: 金山張虎 회장 
3. 글로벌일통 주식회사: 권호군 사장
4. 주식회사 에무에이: 마홍철사장
5. 주식회사 아시안익스프레스: 리룡식 사장
6. 주식회사 G&T: 박춘화 사장
7. 주식회사 플램핫: 리승희 사장
8. 쉼터물산: 김정남 사장
9. 주식회사 베스트엔터프라이즈: 리성호 사장
10. 삼구일품김치: 리성 사장
11. 시루바포또 유한회사: 서성일 사장
12. 주식회사JCBC: 엄문철 사장
13. 동화(東和)솔루션엔지니어링구 주식회사: 최장록 사장
14. 마즈도향양양(松戸香羊羊): 권룡산 사장
15. 주식회사 타겐고시스템연구소: 김만철 사장
16. 주식회사 위츠테크놀로지: 전호남 사장
17. 주식회사 HANAWA: 리성룡 사장
18. 주식회사 아후로시: 上田一雄 사장
19. 주식회사 PLZ: 박금화 사장
20. 스튜디오 아키라: 변소화 사장
21. 카바야한방연구소: 로홍매 소장

1. 최우림 박사: 중국농업대학 박사, 전일본중국조선족련합회 부회장
2. 장경호 회장: 신일본미술협회 심사위원, 연변대학일본학우회 회장
3. 김광림 교수: 일본니가타산업대학교 교수, 일본도쿄대학교 박사
4. 리대원 회장: 재일장백산골프우호회 회장
5. 박춘익 사장: 주식회사BTU 사장
6. 리숙 사장: 주식회사미사끼(実咲) 사장
7. 최운학 회장: 일본훈춘동향회 회장
8. 구세국 회장: 재일조선족배구협회 회장
9. 박진우 본부장: 金子自動車 본부장 南越谷점장 국가2급정비사

일본조선족문화교류협회 계좌안내:
銀行名:三菱UFJ銀行 日暮里支店(普) 0554611
名義:一般社団法人 日本朝鮮族経済文化交流協会
【ニホンチヨウセンゾクケイザイブンカコウリユウキヨウカイ】

후원과 협찬에 관한 문의는  일본조선족경제문화교류협회 메일주소로 보내주세요.

메일주소:info@jkce.org

후원금과 협찬금은 입금을 확인한 후【一般社団法人 日本朝鮮族経済文化交流協会】명의로 령수증을 발급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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