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우리들의 사는 이야기 46] 여기 있었네 보물이 by 최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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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 / 장련, 음악편집 / 변소화

여기 있었네 보물이 …

글 / 최정실

이 세상에 보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작가 알렉산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백작>이 불후의 명작으로 지금까지도 그 인기를 꾸준히 누리고 있는 것은 소설 스토리가 흥미진진한 것이 그 첫번째 원인이겠지만 보물을 좋아하는 인간의 욕망을 바탕으로 보물찾기 모험을 다뤘기 때문이 아닐가 싶다.

어릴적 일이다.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해마다 봄이 되면 원족이라고 해서 들놀이를 조직했었다. 그때마다 보물찾기는 빼놓을 수 없는 놀이였다. 보물찾기는 종이쪽지에 상품명을 적어서 숨겨놓고 그 종이쪽지를 발견한 사람이 해당 상품을 챙기는 놀이였다. 나는 보물을 어디 꽁꽁 숨겨놓았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혹시나 땅을 파고 숨겨놓지는 않았을까 그런 엉뚱한 생각에 그것도 먼 곳에 가서 두리번거리다가 결국 하나도 찾지 못한 채 풀이 죽어 돌아오곤 했다. 헌데 같은 반의 먹식이란 친구는 보물쪽지를 곧잘 발견하곤 했다. 그것도 아주 재빨리 여러 개를 찾아냈던 것이다. 내가 부러워 보물 찾는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비밀이라고 가르쳐주지 않다가 언젠가 한번 슬쩍 이렇게 말하는 것이였다.

ㅡ 있잖아. 너처럼 먼데 갈 필요가 없구. 가까운데 그것도 아예 안보이는데가 아니구 보일듯말듯한 곳에서 찾아. 나무가지에 걸려있는 걸 난 많이 찾았었거든.

그녀의 말을 들으니 내가 보물을 찾지 못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아들이 여섯 살 때인가였다. 아들의 바이올린 공연 덕분에 우리 가족은 동경에 가게 되었다. 그 참에 우리는 디즈니놀이동산을 찾았다. 보물찾기 코너에서 아들은 신이 나서 무조건 어릴 때 나처럼 먼 곳에 달려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보물을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참 누가 친아들이 아니랄까봐.

근데 전혀 힌트가 없이 그렇게 기다리다가는 시간이 너무 소요될 듯 싶었다.

ㅡ 여기서 넘 시간 지체하면 다른 코너들이…

시간을 의식하며 내가 남편한테 한 마디 건넸다. 그러자 남편은 가까운 나무밑둥 옆에 500엔짜리 돈을 슬쩍 놓아두고는 아들을 부르는 것이었다.

ㅡ 아들, 너 여기 와 봐!

ㅡ 뭔데요?

숨을 헐떡거리며 아들이 돌아왔다.

ㅡ 아들, 보물이 무조건 그렇게 먼데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 가까운데를 잘 살펴봐. 지금부터 아빠 주변 3미터 반경 이내에서 찾아보렴.

아빠의 말을 듣고 아들은 가까운데서 찾기 시작하더니 이내 찾아냈다.

ㅡ 와, 보물이 여기 있었네.

어린시절 보물찾기에서 늘 헛물만 켰던 나는 그게 트라우마가 되어 어른이 되어서도 내 인생에 공짜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복권 한 장 사본 적도 없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 주변 가까이에는 공짜가 너무 많은 것이었다. 싱싱한 공기며 찬란한 햇살이며 이 기름진 흙과 시원한 물… 결국 우리 생명을 유지하는데 가장 필요한 모든 것들이 다 공짜가 아닌가. 다시 말하면 최고로 값진 보물은 꼭 돈을 줘야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그렇게 먼 곳에 있는 것도 아니며 바로 우리 신변 가까이에 우리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항상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들이 성장해서 열여섯 살 되던 해 닥치는대로 독서하던 그가 나에게 어느 날 이렇게 말을 걸어왔다.

ㅡ 엄마, 제가 어렸을 때 동경 디즈니놀이동산에서 보물찾기를 했잖아요. 그때 보물은 바로 가까이에 있다고 하신 아빠의 말씀이 지금도 기억이 생생해요.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엔 혹시 길바닥에 진짜 제가 좋아하는 보물을 누가 흘리지 않았나 싶어 자주 고개를 수긋하고 걸었지요. 그리고 다양한 물건들도 많이 주었구요. 근데 말이죠. 점점 크면서 그게 저도 모르게 주변의 사물들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고 덕분에 우리 주변에는 아름다운 사물들이 무척 많다는 걸 알게 됐네요.

나는 아들이 보물찾기 놀이를 계기로 이렇게 큰 깨달음이 있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던지라 속으로 못내 흐뭇해났다.

하지만 동경 디즈니놀이동산에서 아빠가 일부러 500엔을 가까운 나무밑둥에 일부러 다 보이도록 슬쩍 놓아두었다는 얘기는 해주지 않았다.

육아시기 나는 가끔씩 깨끗이 세탁이 된 아들애의 양말이 빨래줄에 걸려 미풍에 살랑살랑 나붓기는 것을 보면 저도 모르게 행복이 스멀스멀 괴여올라 그 하루 내내 즐거웁기만 했었다.

나는 지금도 500엔 정도의 돈으로 달착지근한 도넛 서너개 사서 이쁜 접시에 담아 온집 식구가 오붓하게 테이블에 둘러앉아 간식을 먹는 걸 즐긴다. 그렇게 맛있는 것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게 되면 나의 삶마저 도넛처럼 달콤하게 느껴져 저도 모르게 <아, 진짜 행복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나는 명품 가방을 갖고 있다고 해서 명품 인생이 아니라 생각한다. 자신의 내면세계를 충실히 해서 스스로를 <명품>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이야말로 진정 값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임 같은데 갔다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휘감은 여성을 보면 저도 모르게 기분이 꿀꿀해진다. 그것에 신경을 쓴다는 자체가 자신의 품위를 낮추는 것으로 여겨져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 때문이다.

보물의 정의를 사전식으로 풀이하면 귀한 값진 물건이라는 뜻이다. 귀하다는 것은 흔치 않다는 말이고 희소하면 자연 값어치가 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보물이란 굳이 금은보화일 필요가 없으며 아무에게도 없는 나만의 것이야말로 알짜배기 보물이 아닐가 싶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에서 나 자신과 나의 가족, 친지, 친구 그 모두가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가장 값진 존재라는 것을 자주 망각하고 산다. 물질적인 화려함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어 있다. 가까운 친척친구들도 여간해선 만나기가 어려운 요즘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 코로나19는 우리 모두에게 자신과 자기 주변을 둘러볼 충분한 시간을 준 것 같아 고마운 생각마저 든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로에게 더 집중하고 서로를 더 잘 알아가고 서로에게 더 잘 어울리기 위해 노력하는 등 과거 우리가 많이 잊고 살았고 흘리고 살았던 소중한 것을 마침내 보물찾기처럼 찾아낸 기분이다. 항간에서도 코로나시기 자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부부 사이의 금슬이 더 좋아졌다는 얘기도 있는 것을 보면 이혼률이 높은 요즘 같은 시대에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라 해야겠다.

지금 내 소중한 사람이 바로 곁에 있는데, 행복은 이렇게 내 안에 자리잡고 있어 손만 뻗으면 언제든지 쉽게 가질 수 있는데, 과거에 연연하고 불확실한 먼 곳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불필요한 방황을 끝도 없이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실로 생각들을 여며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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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주식회사 HANAWA: 리성룡 사장
18. 주식회사 아후로시: 上田一雄 사장
19. 주식회사 PLZ: 박금화 사장
20. 스튜디오 아키라: 변소화 사장
21. 카바야한방연구소: 로홍매 소장

1. 최우림 박사: 중국농업대학 박사, 전일본중국조선족련합회 부회장
2. 장경호 회장: 신일본미술협회 심사위원, 연변대학일본학우회 회장
3. 김광림 교수: 일본니가타산업대학교 교수, 일본도쿄대학교 박사
4. 리대원 회장: 재일장백산골프우호회 회장
5. 박춘익 사장: 주식회사BTU 사장
6. 리숙 사장: 주식회사미사끼(実咲) 사장
7. 최운학 회장: 일본훈춘동향회 회장
8. 구세국 회장: 재일조선족배구협회 회장
9. 박진우 본부장: 金子自動車 본부장 南越谷점장 국가2급정비사

일본조선족문화교류협회 계좌안내:
銀行名:三菱UFJ銀行 日暮里支店(普) 0554611
名義:一般社団法人 日本朝鮮族経済文化交流協会
【ニホンチヨウセンゾクケイザイブンカコウリユウキヨウカイ】

후원과 협찬에 관한 문의는  일본조선족경제문화교류협회 메일주소로 보내주세요.

메일주소:info@jkce.org

후원금과 협찬금은 입금을 확인한 후【一般社団法人 日本朝鮮族経済文化交流協会】명의로 령수증을 발급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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