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우리들의 사는 이야기 5] 매화꽃 편지 by 최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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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 / 윤련순, 음악편집 / 변소화

매화꽃 편지

글 / 최상운

그날 일본에서 나한테로 편지 한통이 날아왔다. 누구일지 궁금해난 나는 급히 편지봉투를 개봉했다. 매화꽃이 찍혀있는 새하얀 편지지에 또박또박 정성스럽게 쓴 편지가 흘러나왔다.

최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리매화라고 합니다. 인터넷문학사이트에서 선생님이 발표한 문장을 보았습니다. 참 재미있게 쓰셨더군요. 고희년에도 필을 놓지 않고 여전히 왕성한 정력으로 글을 쓰시는 선생님의 고귀한 정신에 감화를 받아 이 글을 올립니다. 새해에 최선생님께서 몸이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이 뜻 대로 잘되기를 바랍니다.

                  리매화 올림

                  2018년12월10일

리매화라고 하니 인츰 떠오르지 않았지만 한참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알 것 같았다.  6년전 내가 연길시컴퓨터학원을 다닐 때 나의 담임교사로 있은 리매화선생이 떠올랐다.

6년전에 있었던 일이다.

예순일곱살을 먹던 해였는데 이 나이에 컴퓨터를 배워서 뭘하겠는가 하면서도 자신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연길시컴퓨터학원을 찾아갔다.

학원에서는 나를 기초반에 배치하였다. 마침 그 기초반의 담임 교사가 리매화선생이였다. 30대가 될 듯 말 듯한 나이에 알맞춤한키, 반듯하게 생긴 녀성이였다. 리선생은 밝은 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인사를 하였다. 리선생은 나의 리력서를 보더니 보통 60세가 넘으면 컴퓨터를 배우려고 하지 않는데 67세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를 배우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리선생은 강의를 아주 잘하였는데 알기 쉽게 컴퓨터에 관한 리론을 강의했을 뿐만 아니라 손수 차근차근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법까지 가르쳐주었다. 나는 리선생의 강의를 들으면서 컴퓨터기술을 쉽게 배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였다. 그런데 정작 컴퓨터 앞에 앉으니 딴판이였다. 로동으로 굳어진 손가락이 어찌나 실하고 뻣뻣한지 자판을 제대로 누를 수 없었다. 우낙 컴퓨터로 타자를 하려면 피아노니스트가 피아노를 치듯이 열손가락을 다 움직여야 하는데 나는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아 닭이 모이를 쫏듯이 한 손가락으로 자판을 하나하나 눌러됐다. 아무리 빨리 하려고 해도 요 놈의 컴퓨터는 내가 나이를 먹었다고 조롱이나 하듯이 도통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자칫 이렇게 하다간 컴퓨터기술을 제대로 배워낼 것 같지 않다는 위구심까지 들기도 하였다. 내가 실망스러워 머리을 젓고 있는데 리선생이 다가와서 나이 든 사람은 누구나 다 처음에는 이런 어려움을 겪었으므로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배운다면 이 고비를 꼭 넘길 수 있다고 위안의 말을 해주었다.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였다. 정신을 어디에다 팔아버렸는지 글쎄 학원에서는 알 만하던 것이 집문턱을 넘어서기만 하면 그날에 배웠던 것을 다 까먹는 것이엿다. 이튼날 학원에 가서 컴퓨터 앞에 앉으면 눈앞이 캄캄해나면서 전날에 무엇을 배웠던지 잘 떠오르지 않았다. 나이가 원쑤라더니 그 말이 맞았다. 옛날 어르신들이 도랑을 뛰여넘는 사이에 생각했던 일을 홀랑 다 까먹는다던 말씀이 떠올라 나도 인젠 그 나이가 되였다는 서글픈 생각까지 들었다.

나는 솔직하게 리선생한테 어제 배운 걸 다 잊어버렷다고 말했다. 리선생은 웃으면서 컴퓨터기술은 볼 바엔 간단한 것 같지만 사실은 많은 공력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학원에서 배운 것만으로 그치지 말고 집에 돌아가서도 부지런히 련습한다면 잘 배워낼 수 있다고 하면서 집에 컴퓨터를 장만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하였다.

나는 리선생의 말 대로 집에 컴퓨터를 장만해놓았다. “공든 탑이 무너지랴!” 학원에서 배운 것을 집에 돌아와서 반복적으로 련습하니 나의 컴퓨터조작능력은 하루가 다르게 능숙하여졌다. 석달을 배우고 나니 타자도 할 수 있었고 메신저도 보낼 수 있었다.

졸업하던 날 리매화선생은 나를 보고 컴퓨터기술을 빨리 배웠다고 하면서 앞으로 좋은 글들을 많이 써달라고 부탁까지 하는 것이였다.

나는 메일로 매화선생에게 감사이 뜻을 전했고 매화선생도 메일로 답장을 보내왔다.

그 후 얼마 안되여 나는 리매화선생이 학원을 그만두고 일본으로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리매화선생을 못 본 지도 어언 6년이 된다. 그 사이 나는 매화선생을 잊고 있었는데 뜻밖에 오늘 매화선생이 일본에서 보내온 편지를 받게 된 것이다.

6년이 지났는데도 매화선생이 이 늙은 학생을 잊지 않고 먼 일본에서 손편지까지 보내왔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다. 나는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어 컴퓨터 앞에 앉았다. 막상 자판을 누르려고 하니까 매화선생이 보낸 친필편지가 떠올랐다. 매화선생은 컴퓨터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친필편지를 보내지 않았는가? 나도 응당 선생에게 손편지를 보내는 것이 례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컴퓨터를 끄고 필을 들었다. 막상 필을 드니 무엇부터 써야 할지 두서가 잡히지 않았고 글발이 잘 내려가지 않았다. 왜 이럴가? 이몇년 사이 나는 컴퓨터로 글을 쓰는 재미에 푹 빠져 종이에 글을 쓰는 것을 외면하였다. 외면했던 필을 다시 들었으니 자연히 글쓰기가 서툴러지기 마련이였다. 나는 필을 들고 싱갱이질을 하다가 결국은 편지를 쓰지 못하고 말았다. 좀 지나 매화선생의 손편지를 꺼내보면서 다시 필을 들었다. 이번에는 다행히 글발이 잘 내려갔다.

지금 사람들은 편지지에 손편지를 쓴다고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볼 것이다. 인테넷이 고도로 발전한 요즘 시대에 컴퓨터거나 스마트폰으로 얼마든지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데 하필이면 옛것을 고집하면서 힘들게 손편지를 쓸 리유가 있느냐고 할 것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오늘 매화선생의 손편지를 읽고 나니 남다른 생각이 들었다. 또박또박 쓴 글자마다에 매화선생의 정성이 담겨있음을 느끼였다. 골동품은 오랠수록 진가가 올라가고 술은 오랠수록 마시기 좋은 것처럼 편지도 정성을 들여 쓴 편지가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게 된다. 비록 손편지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보일지라도 글자마다에 글을 쓴 이의 정성이 숨배여있기에 편지를 받는 사람은 큰 감동을 받게 된다. 매화선생이 컴퓨터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손편지를 보낸 것은 이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리라.

후에 알고 보니 매화선생한테서 컴퓨터조작기술을 배운 사람들마다 나처럼 매화선생이 보낸 손편지를 받았다고 했다. 손편지를 받은 사람마다 매화선생을 높이 평가하였다. 듣는 말에 의하면 매화선생은 금년 설을 맞으면서 100통의 손편지를 써서 친구와 동료들에게 보냈는데 우표를 사는 데만도 2,000원을 썼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깜짝 놀랐다. 그렇게 많은 손편지를 왜 썼을가? 매화선생이 보낸 편지를 읽으면서 나는 그 답안을 찾았다.

인간사회는 하나의 기계와 같이 크고 작은 치륜들이 맞물리면서 돌아간다. 이처럼 치륜과 치륜이 맛물리며 돌아가듯이 사람들 사이에서도 서로 어울려야 인맥이 형성된다. 사람마다 각자의 능력에 따라 인맥이 넓을 수도 있고 좁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살다보면 뜻이 맞고 마음을 줄 수 있는 가까운 사람을 상대할 수 있고 뜻이 맞지 않는 사람도 상대할 수 있다. 뜻이 맞는 사람과는 쉽게 가까와질 수 있지만 뜻이 맞지 않는 사람과는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 이런 때에 말보다 자기의 마음과 뜻을 전할 수 있는 손편지가 아주 중요한 역활을 한다.

선모후가(先毛后角)이란 말이 있다. 세상에 먼저 태여났다 하여 꼭 선생이 되라는 법이 없다. 아는 것이 많고 품덕이 옯바른 자야만이 선생으로 될 자격이 있다. 오늘 매화선생의 손편지를 받아본후 이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래 내용을 클릭하시면, 협찬기업 리스트, 협찬개인 리스트, 협력단체 등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주식회사 A-YO상사(Caraz) : 전심혁 사장
2. 전일화부동산협회: 金山張虎 회장 
3. 글로벌일통 주식회사: 권호군 사장
4. 주식회사 에무에이: 마홍철사장
5. 주식회사 아시안익스프레스: 리룡식 사장
6. 주식회사 G&T: 박춘화 사장
7. 주식회사 플램핫: 리승희 사장
8. 쉼터물산: 김정남 사장
9. 주식회사 베스트엔터프라이즈: 리성호 사장
10. 삼구일품김치: 리성 사장
11. 시루바포또 유한회사: 서성일 사장
12. 주식회사JCBC: 엄문철 사장
13. 동화(東和)솔루션엔지니어링구 주식회사: 최장록 사장
14. 마즈도향양양(松戸香羊羊): 권룡산 사장
15. 주식회사 타겐고시스템연구소: 김만철 사장
16. 주식회사 위츠테크놀로지: 전호남 사장
17. 주식회사 HANAWA: 리성룡 사장
18. 주식회사 아후로시: 上田一雄 사장
19. 주식회사 PLZ: 박금화 사장
20. 스튜디오 아키라: 변소화 사장
21. 카바야한방연구소: 로홍매 소장

1. 최우림 박사: 중국농업대학 박사, 전일본중국조선족련합회 부회장
2. 장경호 회장: 신일본미술협회 심사위원, 연변대학일본학우회 회장
3. 김광림 교수: 일본니가타산업대학교 교수, 일본도쿄대학교 박사
4. 리대원 회장: 재일장백산골프우호회 회장
5. 박춘익 사장: 주식회사BTU 사장
6. 리숙 사장: 주식회사미사끼(実咲) 사장
7. 최운학 회장: 일본훈춘동향회 회장
8. 구세국 회장: 재일조선족배구협회 회장
9. 박진우 본부장: 金子自動車 본부장 南越谷점장 국가2급정비사

일본조선족문화교류협회 계좌안내:
銀行名:三菱UFJ銀行 日暮里支店(普) 0554611
名義:一般社団法人 日本朝鮮族経済文化交流協会
【ニホンチヨウセンゾクケイザイブンカコウリユウキヨウカイ】

후원과 협찬에 관한 문의는  일본조선족경제문화교류협회 메일주소로 보내주세요.

메일주소:info@jkce.org

후원금과 협찬금은 입금을 확인한 후【一般社団法人 日本朝鮮族経済文化交流協会】명의로 령수증을 발급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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