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우리들의 사는 이야기 47] 산책만필 by 김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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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 / 서방흥, 음악편집 / 변소화

산책만필

글 / 김춘식

회사에서 일을 하다 기계에 손을 다쳐 수술을 하고 꼬박 3주를 입원했다. 코로나시대라 내가 입원하고 있는 병동은 말그대로 감옥이였다. 나의 병실은 9층에 있었는데 복도문밖으로는 일절 나서지 못하게 되여있었다. 지어는 가족면회도 전혀 허락치 않았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꼬박 몇주나 팔에 링겔주사를 꽂은 채 병실에 갇혀 바깥나들이를 못하니 갑갑하기가 그지없었다. 더구나 그토록 즐기는 산책을 하지 못하니 미쳐 환장할 지경이였다. 거기서 내가 할수 있는건 겨우 복도를 거니는 것뿐이였다. 그때 나의 가장 큰 소원은 퇴원 후 시원한 바깥공기를 들이키며 자유자재로 마음껏 여기저기를 거니며 산책하는 것이였다. 물론 소원대로 나는 퇴원 후 이틀 건너 한번씩 달반동안 통원치료를 다닐 때는 물론, 회사에 다시 출근하면서도 오늘까지 짬만 나면 산책을 다니고있다.

산책은 나의 가장 보편적인 취미이자 나에게 가장 익숙한 여백의 시간이다. 나는 아침 새벽에도 산책하고, 주말 낮에도 산책하고, 회사 점심시간에도 산책을 한다. 책을 읽다가도 산책하고 글을 쓰다가도 산책을 한다. 비올 때도 산책하고 밤에도 산책한다. 때론 한밤에 책을 읽다가 홀연히 일어나 점퍼를 걸치고 무작정 길을 나서기도 한다. 혼자서도 산책하고 가족들과도 산책을 하고 동료들과도 산책을 한다. 자연풍경을 즐기고자 산책을 하고 사람 사는 인생을 살피고자 산책을 하고 신체를 단련하고자 산책도 한다. 그래서 골목산책도 하고 시장산책도 하며 공원산책도 하고 강변산책도 하고 숲길산책도 한다.

목적없는 행동 중 가장 랑만적인 것은 산책이 아닐까. 나에게 산책은 허다한 경우 따로 목적이 없다. 그저 화창하니까, 비가 오니까, 봄이니까, 눈이 내리니까, 밖에 나가 서성거린다. 산책은 정말이지 사소하고 평범한 나의 습관이자 취미인 것이다. 나에게 산책은 소박하고 홀가분한 일이다. 나에게 있어서 산책은 말 그대로 생각 혹은 걸음을 가볍게 흩뜨리는 행위다. 그냥 무심하고도 자연스럽게 한발자국씩 걷는 것이다.

나의 산책은 그냥 느긋한 기분으로 한가롭게 거니는 것이다. 그냥 느릿느릿하게, 편안한 태도로 어딘가를 한두바퀴 걷다 돌아온다. 나이를 먹은 표현이라 할까, 동네 한바퀴를 어슬렁거리는 일도 나에게는 즐거움을 준다. 여유롭게 산책하고 나면 마음이 흐뭇하다. 산책(散策)의 한자어는 흩어질 산(散), 지팡이 책(策)자를 쓴다. 즉 마음 가는대로 자유롭게 지팡이를 짚고 거닐 정도로 천천히 걷는 것이다. 느릿한 속도로 걷는다는 것은 산책의 가장 중요한 즐거움 중 하나다. 인생은 천천히 살아도 되기에 나는 걸을 수 있는 속도의 가장 느린 걸음으로 가장 천천한 호흡으로 걷는다. 걷다가 자주 멈추어 서서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인생살이는 참 어지럽고 복잡하다. 때론 오만가지 생각과 상상에 머리속이 흐트러진 실타래처럼 어수선하다. 나는 이럴 때 무조건 산책한다. 공원이든 강변이든 동네길이든 거닌다. 산책은 기분을 밝게 만들고 마음을 가볍게 한다. 밖에 나가 자유롭게 거닐다보면 머리도 자유로워지고, 그러다 보면 마음도 자유로워져서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고민의 실타래가 풀리는듯하다. 끙끙대던 머리속의 과제들도 살짝 내려놓을 수 있다.

허다한 경우 나의 산책은 사색을 동반한다. 아름다운 추억을 더듬으며 엷은 미소를 짓기도 하고 한시나 고시조 한수를 암송하기도 하고 때로는 감미로운 가락을 흥얼거리기도 한다. 거닌다는 단순한 행위가 나에게는 운동이고 령감의 시간이고 사유하는 기간이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산책을 하면 긴장을 풀 수 있고, 또한 쥐여짜냈던 생각들을 새롭게 다듬을 수 있다. 업여작가로서 시간 나는대로 틈틈이 글을 쓰는 나에게 있어서 때론 30분의 산책이 책상앞에 앉아서 반나절 머리를 짜내는 것보다 훨씬 효률적일 때가 있다. 그만큼 나에게 있어서 느긋한 기분으로 어슬렁거리며 산책하는 것은 깊고 넓은 사유의 세계, 령감의 원천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산책은 생각을 위한 것이다. 조각조각 흩어진 생각들을 불러들여 이리저리 배치하고 섬세하게 조직하는 것에 가깝다. 나는 거닐면서 마주친 크고 작은 사물들로부터 실마리를 얻어 생각의 조각조각을 조립해 간다. 떠오르는 기억들을 재료 삼아 다시 써 나간다. 내가 산책을 즐기는 리유다.

누군가 ‘사상가가 아닌 산책자는 있을지 몰라도, 산책자가 아닌 사상가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산책은 저절로 인간을 창조자로 만든다. 내가 알건데 많은 철학자나 문학가들이 산책을 즐겼는데 이들은 걷는 동안 령감을 얻고 생각한 것을 정리해 후세에 업적을 남겼다.

니체에게 산책은 창작의 시간이였는바 그는 “진정으로 위대한 생각은 전부 걷기에서 나온다”고 하였고 루소는 일생동안 산책을 한 대표적인 철학자로서 그는 “산책할 기운이 있는 한 나는 삶의 즐거움을 발견할 것이고 그것은 사람들이 내게서 빼앗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라고 말했으며 칸트의 규칙적인 산책은 철학적 사색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데 필요하고 충분한 조건이였던 셈이다.

<금오신화>를 쓴 김시습은 산책길에서 사상체계를 완성했고, 서포 김만중은 남해 노도에서 유배 생활중 산책을 통해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를 집필했다.

때로 나를 부르는건 자연이다. 산책은 무엇보다 나와 자연을 련결해준다. 비록 간단한 동네산책이라 하더라도 걷다보면 평소 무심히 지나쳤던 주위의 나무나 돌 혹은 풀꽃같은 사물이 눈에 잘 보인다. 산책을 하면서 아름다운 새 소리를 듣고 철따라 피는 꽃을 감상한다. 새들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꽃들이 보여주는 세상을 가슴에 담으며 세상 사는 참맛과 멋을 찾는다. 두리번 두리번 둘러보면서 계절의 변화와 나무들의 냄새와 바람의 선선함을 음미하면서 세상만사 태평하고 느긋하게 거닌다. 물소리 새소리 듣는 산책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때론 물소리 새소리에 넋을 잃기도 한다. 나는 산뜻한 바람과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하는 아침 산책을 특별히 즐긴다. 산책은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다른 매력이 있다. 고요한 아침, 해빛이 내리쬐는 오전, 조금은 시끄럽지만 활기찬 오후, 조용한 저녁, 비가 오는 날은 비가 오는 대로, 눈이 오는 날은 눈이 오는 대로 공기와 그 분위기는 다른 색깔을 갖는다.

나에게는 골목산책을 즐기는 습관이 있다. 골목은 나에게 훌륭한 산책로가 되여준다. 어디가나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시절이지만 여전히 골목 풍경은 곳곳에 남아있다. 골목이 지닌 아기자기함, 골목은 그 자체로 문화이며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좁고 굽어진 골목은 불편하지만, 대로에서 얻을 수 없는 여유가 있다. 화려하지 않음이 오히려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오늘 우연히 길을 가다가 아주 좁은 골목안쪽에서 년세 지긋한 내외분이 한창 폐지를 정리하는걸 보았다.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폐지를 모으는 분들이셨다. 골목은 그 분들에게 하나의 작업실이며 안식처 같아 보였다. 하긴 어느 골목엔들 폐지를 줏는 로인들이 없으랴. 어떤 분은 생계를 위하여, 어떤 분은 산책도 할겸 용돈도 벌겸 폐지를 줏는다. 한국에서는 넝마주이를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나도 회사일을 더 할수 없을 때에 이르면 혹여 저분들처럼 폐지나 주으며 골목길을 거닐게 되지 않을까.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을 한 건물들과 뒤엉킨 전선들, 빨래줄에 널려 바람에 흔들리는 갖가지 색깔의 옷들, 저마다 집앞에 내여기르는 화분들, 담벽과 전선주와 도시가스계량기에 덕지덕지 붙은 광고스티커들…말 그대로 골목길은 혼돈하다. 하지만 골목길의 미학은 바로 혼돈의 미학이다. 내가 어릴적에 살던 동네 골목길과 소도시에서 살며 거닐던 골목길을 잊지 못해 꿈에마저 찾는 것도 바로 이런 혼돈의 미가 있기 때문일 것이리라.

어떤 골목은 음식점들이 줄 너른히 늘어서서 전체가 먹을거리다. 순대국집. 간장게장집, 추어탕집, 곱창집, 아귀집, 감자탕집, 족발집, 오리탕집, 곰탕집, 생선구이집, 떡볶이집, 콩나물해장국집, 갈비집, 닭한마리집, 장어구이집, 뼈해장국집, 붕어찜집, 마라탕집, 중국훠궈집, 양꼬치구이집…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게 또한 그 골목의 랑만으로 사람들의 발목을 이끈다. 나와 안해는 그 맛의 유혹에 못 이긴다. 그래서 가끔은 산책길에 순대국집에도 들르고 추어탕집에도 들르며 감자탕집, 콩나물국집, 마라탕집에도 들른다. 아들과 산책할 때는 중국훠궈집. 뼈해장국집에도 들르고 어린 손주를 데리고 산책할 때는 양꼬치구이집에도 들른다.

나는 안해와 함께 시장산책하기를 즐긴다. 저 멀리 고향에서나 여기 한국에서나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는 일자리 때문에 자주 거주지를 옮겼는데 이사를 한 뒤 나와 안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근처 시장을 둘러 보는 것이였다.

필요한 물건만을 사기 위한 쇼핑을 하려고 한다면 전통시장보다 편리하고 가까운 곳들도 많지만, 마음이 즐거운 장보기를 하려고 한다면 전통시장만큼 즐겁고 편한 곳이 없다. 전통시장에서는 시골에서 농사지어 밭에서 갓 수확한 싱싱한 채소를 사는 즐거움도 있지만 훈훈한 인정과 사람 사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장사꾼과 고객이 물건값을 놓고 옴니암니 따지며 싱갱질을 하는 것도 하나의 살맛나는 재미있는 구경거리다. 얼마전에 작고한 한국의 이외수 소설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재래시장에 가서 장 구경을 하는 일은 즐겁다. 대형마트에 가서 쇼핑을 하는 일은 피곤하다. 흥정이 없는 거래는 향단이 없는 춘향전이다.” 시장은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이 한데 모이는 장소이다. 그런만큼 시장에는 당연하게 민심이 깃들어있고 인간사 희로애락이 돌고 돈다. 전통시장엔 사람냄새가 있고 삶의 애환이 있고 삶의 활기가 있다.

그 와중에도 장터산책이 제일 흥겹다. 한주일에 한번, 혹은 열흘에 한번씩 열리는 장터는 그 형태가 한국이나 중국이나 다 비슷하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장소가 시장이요, 장터는 생명의 공간이다. 장사군 모두가 로점상뿐이기에 시장 입출구로부터 주택가 골목으로 길고도 빽빽하게 늘어선 장터에는 고무줄장수, 머리핀장수, 수세미장수, 엿장수, 생선장수, 어물장수, 옷장수로 해서 장사군들의 손님을 부르는 소리가 시끌법적하고 요란스럽다. 이렇게 웨치는 장사군들 틈 바구니를 비집고 집에서 가꾼 남새나 산과 들에서 채집한 야생나물을 잔뜩 챙겨 찾아온 할머니들도 좌판을 벌이느라 부산하다. 이쪽 구석에서는 솥뚜껑을 뒤집어놓고 감자전, 녹두빈대떡 만드는 아낙네들의 손이 바쁘고 저쪽 구석에서는 꽈배기를 튀기고 호떡을 구워 파는 사나이들의 손도 분주하다. 그야말로 야단법석하다, 북적북적하다, 와글와글하다, 시끌벅적하다, 웅성웅성하다. 이렇게 왕성하고 의욕적으로 북적거리는 모습에 매혹되여 나는 장터를 거닐기 좋아한다.

시장에 가면 알게 된다. 우리가 살면서 필요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그 필요한 것들을 사고 팔며 사는 인생이 얼마나 재미있는 것인지 말이다 .

‘아저씨 또 오셨네요. 오늘은 뭐 사러 오신거예요?’시장에서 늘 만나 안면있는 아가씨가 웃으며 묻는다. ‘아니 뭐 시장에 꼭 뭘 사러 오나, 장사구경, 사람구경하러 오지.’나도 웃으며 대답한다.

책을 좋아해서인지 나에게는 또한 헌책매대를 찾아 시장골목을 누비며 거니는 괴벽(怪癖)이 있다. 예전에 중국에 있을 때는 물론 지금도 매번 중국에 들어가면 일요일마다 시장거리를 골목골목 누빈다. 근래 상지시내에는 일요일마다 장터가 생기는데 이 골목 저 골목에서 방수포를 깐 바닥에 헌책들을 늘어놓고 파는 헌책 보따리장수와 노점상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런 곳에는 책값이 퍼그나 싼데다가 이미 절판되여 구하기 힘든 오랜 책들도 있기 때문에 보물고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원가가 20~30원씩 하는 책들을 이런 곳에서는 5원에 한권, 10원에 3권을 살수 있다. 어떤 노점상은 전문 서점들의 재고품을 들여와서 파는데 서점매대에서는 몇십원에 파는 책도 여기서는 10원이면 살 수 있다. 그래서 그 책들을 보고 있으면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어 좀체 자리를 뜰 수 없다. 나는 오래전부터 독자(讀者), 미문(美文), 잡문선간(雜文选刊) 등 잡지를 즐겨보았는데 이 몇해 시장노천매대에서 이런 잡지들을 수백권 사들였다. 비록 과월호(过期号)들이지만 그 열독가치가 여전하고 또 값도 아주 싼바 한권에 1~2원밖에 받지 않는다. 게다가 말이 헌책이지 거의가 전혀 파손되지 않았고 어떤 것은 새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한국에서는 헌책시장을 찾기가 좀 어렵다. 내가 여적 거닐어본 헌책시장이란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 헌책방거리뿐이다. 이 헌책방거리는 서울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 8번 출구에서 청계천 오간수교를 건너면 있는데 책의 종류도 많거니와 일반 서점에서 구하기 힘든 책들이 가득하여 헌책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나는 몇해전 이 거리를 찾아 둬번 산책했는데 손때 묻은 책이 가득한 헌책들이 곳곳에 눈에 띄는 헌책방거리는 제법 활기를 띠고 있었다. 돋보기를 끼고 책장 가득 빼곡한 책들을 유심히 살펴보는 백발의 로인이 있는가 하면 어린애들을 데리고 와서 만화책을 고르는 젊은 애엄마들도 있고 점심시간 잠시 휴식 삼아 이 거리를 찾아와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인근 직장인들도 있었다. 손님들은 이 책방 저 책방에서 책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었고 그중엔 독서삼매경에 빠진 이들도 보였다. 여기서는 책 고르는 재미와 기쁨을 보너스로 얻을 수 있다. 이책 저책을 매만지며 고르고 고르던 끝에 원하던 책을 싼 가격에 구입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이 헌책방거리에서는 수시로 볼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이곳에서의 산책은 정신상에서의 큰 향수다. 여기에는 눈에 띄게 색바랜 고서도 있는데 100여 년 전에 출간된 한시(漢詩)집 등 진귀한 고서(古書)들과 출판사가 문을 닫아 절판된 책도 다량 확보해 두고 있었다. 이렇게 여기에선 희귀본이나 값진 고서가 때때로 흘러나와 책수집가들도 많이 모여든다고 한다.

아무튼 헌책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책을 찾을 수 있다는데 있다. 누군가 ‘꽃은 떨어지고 사라지지만, 헌책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나는 그 말을 명언으로 꼽는다. 누구에게나 나름의 인연을 가진 보물같은 책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이곳을 산책하면서 한국어로 번역된 중국작가들이 쓴 책도 여러권 샀다. 그 중에는 조정문의 <책향기에 취하다>, 손려군의 <중국 고대선비들의 생활사> 등도 들어있는데 그 책들을 발견했을 때의 흥분을 어이 잊어랴. 꼭 돈으로 값어치가 있는 책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찾은 소중한 책이라면 그 책이 보물이다.

저명한 작가 풍기재(冯骥才)는 <도시에는 헌책시장이 있어야 한다>는 글에서 이렇게 말한바 있다. “도시에서 새책을 사려면 서점에 가야 하고 헌책을 구하려면 헌책시장에 가야 한다. 새책이란 새로 출판한 책이고 헌책이란 과거에 출판한 모든 책을 포괄한다. 허다한 책은 한번 출판후 재출판을 기대할 수 없기에 읽거나 사용하려면 헌책시장에 가서 찾을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서점에 가는건 새책을 사기 위함이고 헌책시장에 가는 것은 헌책을 구하기 위함이다. 헌책을 고르느라면 뜻밖의 발견도 있는바 여적 알지 못했던 특수한 책들도 발견할 수 있는데 마치 미지의 신대륙을 발견한듯 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헌책시장은 즐거움과 취미가 가득하며 매우 강한 매력이 있다”

어지럽게 쌓인 책더미속에서 골동품 같은 책을 싸게 만날 수 있고 ‘흠흠’ 코를 벌름거리면 세월의 흔적으로 남은 곰팡이의 ‘향긋함’도 덤으로 맡을 수 있으니 이 모두 헌책시장이 주는 선물이다. 헌책이라해서 꼭 더럽혀진 책이 아니거니와 어떤 헌책방에는 책소독기도 마련되어 있어 이런 곳에서 손님들은 마음드는 책이라면 주저없이 챙겨든다.  

생각같아서는 해마다 한번쯤은 그곳을 찾아보고 싶지만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곳과는 거리가 멀어 번마다 단념하고 만다. 삶이 윤택해지고 책이 흔해지면서 우리 삶에서 헌책은 점점 멀어져 간다. 그래서 헌책시장도 점점 규모가 작아지고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그러니 헌책시장 산책도 어쩌다 한번 누려보는 향수라 하겠다.

뭐니뭐니하여도 산책자의 대부분은 건강을 위해 산책한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것은 세상 사람이 공인하는 리치다. 나이가 들면서 나는 등산이나 달리기나 빠른 보행 운동보다는 가벼운 산책으로 몸단련을 한다. 비록 가벼운 산책이라 하지만 그 것을 꾸준히 한 보람이 있다. 체육기질이라고는 전혀 없는 내가 68세 나이에도 아직 회사일을 할 수 있고 짬짬이 책도 읽고 글을 쓸 수 있도록 버텨준 기력은 오랜 세월의 꾸준한 산책덕분이라고 나는 믿고 싶다.

바쁘게 돌아가는 시간속에서 산책은 사치일 수도 있다. 산책하는 시간을 줄여 좀 더 필요한 곳에 투자할 수도 있지만 산책은 그 이상의 유익함을 얻게 한다. 산책은 사색이며, 여유이자, 자유이다. 나는 오늘도 산책하고 래일도 산책할 것이다.나는 그냥 평화롭게 어딘가를 거닐고있을 뿐이다. 산책은 생의 기쁨이고 깊음이다. ‘답답한데 그냥 잠간 산책이나 하고 오지 뭐’라는 마음속 한마디는 나에게 친숙하고도 일상적인 표현이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산책을 즐기며, 산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2022년 여름 한국 인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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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식회사 A-YO상사(Caraz) : 전심혁 사장
2. 전일화부동산협회: 金山張虎 회장 
3. 글로벌일통 주식회사: 권호군 사장
4. 주식회사 에무에이: 마홍철사장
5. 주식회사 아시안익스프레스: 리룡식 사장
6. 주식회사 G&T: 박춘화 사장
7. 주식회사 플램핫: 리승희 사장
8. 쉼터물산: 김정남 사장
9. 주식회사 베스트엔터프라이즈: 리성호 사장
10. 삼구일품김치: 리성 사장
11. 시루바포또 유한회사: 서성일 사장
12. 주식회사JCBC: 엄문철 사장
13. 동화(東和)솔루션엔지니어링구 주식회사: 최장록 사장
14. 마즈도향양양(松戸香羊羊): 권룡산 사장
15. 주식회사 타겐고시스템연구소: 김만철 사장
16. 주식회사 위츠테크놀로지: 전호남 사장
17. 주식회사 HANAWA: 리성룡 사장
18. 주식회사 아후로시: 上田一雄 사장
19. 주식회사 PLZ: 박금화 사장
20. 스튜디오 아키라: 변소화 사장
21. 카바야한방연구소: 로홍매 소장

1. 최우림 박사: 중국농업대학 박사, 전일본중국조선족련합회 부회장
2. 장경호 회장: 신일본미술협회 심사위원, 연변대학일본학우회 회장
3. 김광림 교수: 일본니가타산업대학교 교수, 일본도쿄대학교 박사
4. 리대원 회장: 재일장백산골프우호회 회장
5. 박춘익 사장: 주식회사BTU 사장
6. 리숙 사장: 주식회사미사끼(実咲) 사장
7. 최운학 회장: 일본훈춘동향회 회장
8. 구세국 회장: 재일조선족배구협회 회장
9. 박진우 본부장: 金子自動車 본부장 南越谷점장 국가2급정비사

일본조선족문화교류협회 계좌안내:
銀行名:三菱UFJ銀行 日暮里支店(普) 0554611
名義:一般社団法人 日本朝鮮族経済文化交流協会
【ニホンチヨウセンゾクケイザイブンカコウリユウキヨウカイ】

후원과 협찬에 관한 문의는  일본조선족경제문화교류협회 메일주소로 보내주세요.

메일주소:info@jkce.org

후원금과 협찬금은 입금을 확인한 후【一般社団法人 日本朝鮮族経済文化交流協会】명의로 령수증을 발급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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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모글 03 ] 천평 by 리홍화

[ 응모글 02 ] 저녁노을 by 태명숙

[ 응모글 01 ] 아침바람 찬바람에 by 최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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