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 도쿄 기타구(北区) 우끼마동네는 촌장 이일남씨 아파트 활동실에서 17세대 45명이 참석한 ‘제2회 정월 보름 대잔치 ’를 벌려 친목과 화합을 다졌다.
사회를 맡은 우끼마동네 사무총장 이정국씨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건배가 오가고 새로 참석한 가족들을 위한 간단한 가족소개와 함께 요리자랑 타임이 이어졌다.
농경생활이 중심이었던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음력 1월 15일 하늘에 둥근 달이 둥실 뜬 정월대보름을 설과 추석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겼다. 한 해 풍년을 기원하고 모두가 복을 누리길 기원하는 날인 만큼 절기음식을 준비해 동네 이웃들과 나누어 먹으면서 정월대보름 놀이를 즐기곤 했다.
동영상: 보름달속 토끼도 군침을 흘릴 우끼마동네 풍요로운 명절밥상
올해도 우끼마동네 여성들은 특별한 정월대보름 음식을 준비하느라 정성을 모았다. 시아버지가 낚시로 잡아온 물고기로 튀김 요리를 해온 향미,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께서 손수 만들어 보내준 내기향으로 블랜드한 선녀표 스페셜 고추순대, 둥근달 같은 고구마 떡을 2시간이나 구워왔다는 순희, 흑룡강성 산속에서 채취한 싱싱한 고사리 볶음과 도토리 묵을 푸짐하게 챙겨온 복설이… 이외에도 해물 지지미, 소갈비 찜, 香辣肉丝, 軟炸里脊, 野菜肉巻, 건두부 순대, 김밥, 피자, 烤元宵 등 한중일양식 맛깔스런 요리들이 한 상 푸짐하게 차려졌다. 고향의 맛, 추억의 맛을 되살린 요리들을 함께 맛보면서 도란도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가족적인 명절 분위기가 완연하게 전해왔다.
이어서 지난해 우끼마동네 활동상황을 기록한 동영상이 상영되면서 지난해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고 모두가 한마음이 되는 시간을 가졌다.
동영상: 2023년 우끼마동네 활동 영상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작년 9월에 발족된 우끼마동네 배구팀이다. 배구 시합장에 울려퍼지는 우끼마동네 응원팀의 ‘우끼마 우끼우끼’ , ‘우끼마 웃기웃기’ 열정적인 응원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게 들리는 듯하다.
식사 도중에 서프라이즈로 등장한 인물이 있었다. 이용식 대선배님,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무릎뼈 골절로 약 1개월 정도 입원치료 중이시던 이용식 대선배님의 등장은 모든 참석자에게 큰 서프라이즈이고 환호의 순간이 되었다.
이용식 대선배님은 ”어른과 아이들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두번째 우끼마동네 정월대보름모임은 분위기가 흥성흥성 넘 좋으시다”면서 “우리 민족전통을 이어가는 우끼마동네 후배들이 자랑스럽다”고 칭찬하시고, “앞으로 오랫동안 살아나가야 하는 새로운 고향터전을 함께 화목하게 다져가자”고 당부하셨다.
이번 행사에는 네번째로 설립 예정인 가나마치동네(金町) 김인길 촌장이 동참하여 앞서가는 우끼마동네 경험을 따라배우고저 찾아왔다고 밝혔다.
동영상: 우끼마동네 아이들에게 세배돈을 나누어 주는 어르신들과 세배예법을 가르키는 이일남 촌장
동영상: 아이들이 신나는 선물 따기 게임
이날 모임에는 배구팀에서 여흥절목으로 깜쪽같이 준비한 댄스 ‘한잔해’를 선보이면서 장내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동영상: 우끼마 댄스팀 연습 영상 모음
동영상: 박군의 ‘한잔해’ 댄스 연출
이어서 정월보름날의 전통적인 민속놀이인 윷놀이와 환담을 나누면서 오후 시간을 느긋하게 즐겼다.
어느새 관례가 된 우끼마동네 정월대보름 행사는 흥겨운 노래와 춤을 즐기면서, 남녀로소 3세대가 함께 보내는 모임으로 정착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고향 같은 편안함을 누리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올해 2월초 전일본중국조선족연합회에 새로 탄생된 지역활성화위원회 제1대 위원장으로 선출된 촌장 이일남씨는 “향후 여러 동네들과 협력하여 야외 바베큐나 운동회 같은 친목활동을 갖고 지역사회 네트워크을 돈독히 다지면서 새로운 동네 만들기에 주력할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예전에는 자연 부락 형태로 주거문화가 정착되어 이웃끼리 상부상조하며 정답게 지내 이웃사촌이라 하였다.1년 사이 우끼마동네에 새로 가입하고 하나가 되어가는 젊은 가족들의 드높은 열정과 새로 발족된 동네 배구팀, 댄스팀의 활약은 실로 놀랍고 경이롭게 느껴졌다.
우끼마동네를 비롯하여 갈수록 활기를 띠는 동네문화가 봄날을 맞아 방방곳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싹이 트고 꽃이 피는 그날을 그려보면서 오늘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적어 남긴다.
글 / 이정희
사진영상제공 / 우끼마동네 김선녀 이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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