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저물지 않는 닛보리동네”의 화기애애한 설맞이 가족모임 / 日本中国朝鮮族 2024.02.04

글 / 이정희 기자 , 편집 / 배상봉

조선족동네소개: 닛보리동네

INSTA: #닛보리동네 , #조선족동네

설날을 맞이하여, 따끈따끈한 동네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닛보리 동네의 설맞이 행사, 일본땅에서도 고스란히 살려가는 우리 조선족 마을의 모습이 너무 정답지 않나요? 이정희 기자님의 사진과 문장으로 익숙한 동네 느낌을 찾아보세요~

지난 2월4일, 도쿄 닛보리동네에서 설맞이 가족모임이 있었다. 봄을 알리는 입춘이지만 조금 흐리고 쌀쌀한 날씨였다. 오후 2시, 닛보리동네 11세대 20여명이 기타센주(北千住)에 있는 마이 볼링장에 모였다.

모두 볼링화로 바꾸어 신고 전일본중국조선족연합회 명예회장 마홍철씨의 시구식(始球式)과 함께 바로 볼링전이 시작되었다. 촌장 장춘매씨가 사전에 4개 레인을 예약하고 어른팀과 아이들 팀으로 나누어 선수 등록까지 해놓아 바로 시합에 들어갈 수 있었다.

볼링(Bowling)은 남녀로소 모두 쉽게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이다. 모임에 처음 참가한 분도 있어 처음에는 서먹서먹하던 분위기가 스트라이크를 낼 때마다 서로 하이타치를 하며 모두 하나가 되었고 게임이 거듭 될수록 땀도 나고 회장이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볼링 3게임을 마치고 기념사진

하얼빈 출신 허금복(許金福) 사장은 이번에도 희락원 (焼肉 熙楽苑) 아사쿠사(浅草) 본점 2층을 동네모임 장소로 흔쾌히 내주고 푸짐한 불고기 코스를 준비하여 동네분들을 따뜻하게 대접하여 주었다.

이날 사회는 촌장 장춘매씨가 맡아주었는데 식사에 앞서 우선 닛보리동네 일원으로 부부동반으로 참석해주신 전일본중국조선족연합회 및 재일조선족축구협회 명예회장 마홍철씨와 일본조선족경제문화교류협회 명예회장 장호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한 가족씩 가족 구성원과 출신지, 일본에 언제 왔는지, 그리고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등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담소를 나누는 닛보리동네 남성들

땀 흘리며 2시간 정도 열심히 몸을 움직여서인지 술맛과 고기맛이 한층 더 나는 거 같았다. 건배가 시작되고 삼삼오오 자리를 옮겨가며 환담이 오가면서 장내는 명절분위기가 물씬했다.

한자리에 모여 앉아 갑진년 설맞이
볼링 1등 허미광씨에게 경품을 수여하는 장호 회장님
볼링 3등 김충렬씨에게 경품을 수여하는 마홍철 회장님
아이들에게 설 세뱃돈을 나누어 주는 장호 회장님
아이들에게 우리말로 이름과 나이 설인사법을 가르치는 마홍철 회장님

이날 모임에서는 닛보리동네를 상징하는 로고마크를 선보였다. 닛보리(日暮里)의 첫 글자 ‘日’ 문자를 디자인 모티브로 하여 도쿄 중심을 순환하는 야마노테선을 하늘과 바다 대자연을 상징하는 청색, 닛보리 위치를 붉은 점으로, 가운데는 행복감을 가져다주는 오렌지색으로 하여 똘똘 뭉친 닛보리동네를 표현했다. 로고를 보며 모두가 나름대로 상상의 날개를 펼쳐서 로고마크에 숨겨진 상징적인 의미를 찾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이는 밤잠을 쪼개가며 로고마크를 디자인 해주신 장경호 화백님께서 내주신 숙제였다.

닛보리동네 로고마크
닛보리동네 현수막

촌장 장춘매씨가 감쪽같이 준비한 유니크한 쇼타임을 어른들과 아이들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모임은 일본에서 처음이고 너무 좋다고 일구동성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날 있었던 닛보리동네 모임에는 전일본중국조선족연합회 발전기금회에서 일본조선족의 새로운 풀뿌리(草根) 단체인 각 동네에 보내준 후원금으로 경품과 아이들에게 세뱃돈이 마련되었다.

또래들과 함께 어울려서 노는 아이들, 와인잔을 기울이며 자녀교육 경험과 주식투자, 재테크 노하우를 공유하는 여성들, 바베큐와 캠프 계획을 세우면서 흥분에 빠진 남성들…행복한 분위기로 충만되어 있었다.

동네 기념사진

작년 10월 28일 발족모임을 거쳐 처음으로 대다수 가족이 참석한 이번 닛보리동네 설맞이 모임은 그야말로 훈훈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젊은이들의 모임이었다. 이 모임에 참가한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이 귀중한 인연을 계속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용식 대선배님이 제안하신 일본조선족 지역사회형성 취지가 어느새 많은 사람들에게 침투되고 공감을 받고 있음을 피부로 느꼈다.

설맞이 모임을 시작으로 올해에도 가까운 이웃들과 정을 나누고 공감대를 나누고 즐거운 경험을 함께할 수 있길 바라며 더 많은 곳에서 다채로운 동네 모임들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글 /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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