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또 하나 조선족 마을 닛보리 동네 탄생 – 조선족지역사회 착실하게 넓혀간다 / 日本中国朝鮮族 2023.10.28

11월에 들어서서 또 하나의 따끈따끈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이미 해외에서 조선족 동네를 실천하는 모범으로 되어 있는 우끼마 동네에 이어 이번에는 닛보리에서도 조선족 동네가 설립소식을 이정희 기자님의 보도로 함께 요해해보겠습니다.

지난 10월28일 저녁 도쿄 아라카와구(荒川区) 닛보리(日暮里) 린근 지역에 거주하는 10세대 주민 대표들이 희락원 (焼肉 熙楽苑)에 모여 닛보리 동네 설립을 위한 첫 모임을 가졌다. 

이에 앞서 9월 22일에 이미 지역모임을 만들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우끼마 동네 리용식 대선배님과 리일남 촌장을 초대하여 경험한 내용을 들으면서 교류를 함과 동시에 제1차 준비모임을 가진 바가 있다. 우리 조선민족의 전통문화를 이어가고 이웃주민들이 뭉쳐서 지역적인 네트워크를 돈독히 다지며 잘 지내보자는데 취지를 두고 있다.

사회를 맡은 김권철씨가 “여러분께 사전에 공지해 드린 바와 같이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도쿄, 1300만명이 살고 있는 대도시 도쿄, 세계 여러 민족이 함께 살고 있는 도쿄, 그 가운데서 우리가 한 동네에 살고 있다면 우연일가요? 필연일가요? 우리가 도쿄에서도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럽고 든든합니다. 오늘 2023년10월28일을 도쿄 닛보리 동네 설립일로 할 것을 제안합니다. 동의하시는 분들은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라는 인사말에 모두가 찬동의 박수를 보냈다. 도쿄에서 우끼마 동네에 이어 두 번째로 조선족 동네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닛보리동네 설립모임 전체 참가자 기념

닛보리(日暮里)라는 지명의 유래는, 새로운 개척지를 의미하는’’니보리(新堀)’였다고 한다. 에도 시대에는 서민들의 행락지로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특히 봄철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이 예뻐서 해가 지는 것도 잊을 정도였다고 한다. 지금 닛보리 역은 도쿄 중심지역을 순환하는 JR야마노테선을 포함하여 6개 전철노선이 운행되는 교통중추이기도 하다. 

닛보리에서 IT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조선족경제문화교류협회 명예회장 장호씨는 리룡식 선배님의 지역사회 구상에 찬동하여 가족 단위로 함께 즐기고 상부상조할 수 있는 닛보리 동네를 만들게 되었다고 계기를 밝혔다.

일찍이 2000년대 초반부터 닛보리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는 문영화씨는 현재도 본사 사무실을 닛보리에 두고 가전제품 쇼핑몰과 여관, 민박 등을 운영하고 있다. 재일중국조선족 무료정보 월간지 <무지개>를 만들며 청춘을 불태우던 2005년 그때가 생각난다면서 닛보리 동네분들 모두의 자원과 정보를 공유하고 오래도록 화목하게 지내고 싶다고 동참 의사를 표현했다.

하얼빈 출신 허금복(许金福) 사장은 2007년 아사쿠사(浅草)에서 와규 불고기집(和牛焼肉)을 오픈하여 지금은 닛보리(日暮里)를 포함한 6개 점포를 직접 경영하고 있다. 예전에는 일에 전념하느라 여유가 없었지만 이제부터는 조선족 동네모임에 적극 참가하고 물심양면으로 협력할 것이라 말하며 흔쾌히 창립 모임을 위한 장소를 제공해 주었다.

우끼마 동네 리일남 촌장은 축사를 통해 올해 우끼마 동네에서는 정월대보름에는 민속모임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우리 민족의 예의사법인 세배 절 하는 법을 배워주었고 7월에는 1박2일 산속에서 개울가에서 힐링캠프를 즐겼다고 소개했다. 동네 이웃사촌과 찰떡을 쳐서 나누어 먹다보면 참으로 살맛이 난다고 했다. 요즘은 우끼마 동네는 남녀로소로 구성된 배구팀을 만들어 주말마다 연습을 하고 있으며 11월말 배구시합에도 참가할 예정이라 말했다. 향후 이웃 동네와도 사이좋게 보내면서 지역사회 활성화에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하였다. 

이날 닛보리 동네 일원으로 자리를 함께 한 전일본중국조선족련합회 회장 마홍철씨는 두번째 조선족 동네 탄생을 눈물겹게 축하한다고 하면서 지역사회 발전에 새로운 힘을 얻게 되어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전일본조선족련합회 발전기금회에 모아진 지역사회발전 전용기금으로 성원할 것을 제시하였다. 

일본 조선족사회에서 대선배님으로 불리우는 리용식 사장님은 “고향을 떠나 일본에서 지내고 있는 우리들이 옛날 우리 부모들이 서로 정을 나누며 화목하고 재미있게 살던 그 전통을 이어가려면 우리도 함께 살아가는, 서로 의지가 될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닛보리 동네의 탄생은 우리 일본 조선족지역 사회의 형성과 발전을 힘있게 밀어줄 수 있는 좋은 경사라고 하겠습니다” 라고 덕담을 해 주시면서 젊은이들의 등을 힘차게 밀어주셨다.

돌아가며 자아소개를 하고 동네 설립에 대한 의사표시가 끝나고 나서 촌장 선거에 들어갔다. 여기저기에서 추천할 사람의 이름이 나오고 할 때 장춘매씨가 촌장 후보를 자청해 나섰다.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는 그녀는 여성회 배구팀에 소속되어 배구도 하고 있는 매우 활동적인 여성이다. 모두의 의견이 모아졌고 촌장으로 지명되어 첫 여성촌장이 탄생되었다. 부촌장은 촌장의 지명으로 김권철씨가 맡게 되었다. 이로서 닛보리 동네가 정식으로 발족되었다.

닛보리 동네 제1대 촌장 장춘매씨 (중간) 부촌장 김권철씨(오른쪽)

이날 모임에는 IT, 부동산, 금융, 음식업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주로 40-50대 대표들이 모였다. 타향살이가 아닌 새로운 고향 만들기 조선족 지역사회 구축의 필요성을 공동으로 인식하고, 닛보리 동네 설림에 동참할 것을 결의하였다. 사업적으로도 성공한 그들의 민족 자긍심과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동네들이 일본의 방방곳곳에 생겨 조선족이 뿌리를 내리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 발전 흐름이 지속되길 기대한다.

글 /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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