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우리들의 사는 이야기 42] 내 사랑스런 제자에게 by 김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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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 / 윤련순, 음악편집 / 변소화

내 사랑스런 제자에게

글 / 김미향

기현아, 잘 지내고 있지?

요즘 3년 가까이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선생님이 3년 넘게 한국에 가지 못하다보니, 네 얼굴을 본 지도 이미 4년 정도 되는 것 같구나.

나랑 같이 수업할 때만 해도 넌 마냥 애같은 중2였는데, 니가 올해 수능을 치루고, 좋은 대학교에, 그것도 중문학과에 입학을 했다고 하니, 뭔가 가슴이 뭉클하면서 눈물이 날려고 하네.

넌 내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처음에 중국어 수업을 같이 시작한 학생 중 한명이여서 더욱 기억에 남기도 하고, 또 너의 어머님이 자주 메일로나마 너의 소식을 알려주셔서 난 그게 너무 좋았어.

아직도 내가 너희 집에 처음으로 수업을 갔었던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나도 직장생활이 처음이라 가뜩이나 긴장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내가 너희 집에 첫 수업을 들어갔을 때, 너희 어머님이 날 따로 불러서 이렇게 말씀해주셨어.

“저희 기현이가 좀 많이 예민하고, 낯도 많이 가려서, 혹시라도 수업 중에 갑자기 화를 내거나, 수업태도가 좀 안 좋아도, 선생님께서 좀 이해해주시고 잘 다독여 주셨으면 해요.”

난 그때까지만 해도 별 다른 생각은 없었고, 그냥 중2인 병이 좀 심한 사춘기 남자애인가 보다 그렇게만 생각했어.그래서 너랑 하는 첫 수업이 좀 긴장되기는 했으나, 별다른 생각은 없었어.

근데 첫 수업에서 나 혼자 한 시간을 떠드는데, 넌 정말 나한테 한마디도 호응을 해주지 않았잖아. 그래서 그 날은 수업을 끝내고 나도 좌절감이 많이 들었어. 그때는 그냥 니가 나를 너무 싫어한다고 생각했었거든.

그렇게 3개월 쯤 내가 혼자 떠들어대는데도, 너의 어머님은 니가 중국어 수업을 재밌어 한다고 나한테 그러더라고. 난 그게 잘 믿기지는 않았지만, 어머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그냥 너랑 좀 더 친해지고 싶었어.

그렇게 두달 정도 더 수업을 하다가, 니가 처음으로 나한테 했던 말이 뭔지 기억나? 니가 나한테 한 첫마디가 “쌤 휴대폰 케이스 너무 이뻐요. 어디서 샀어요?”였어.

난 그게 너무 기쁘기도 하고, 생각지 못한 질문에 살짝 당황스럽기도 했어. 그렇게 조금씩 니가 나한테 말을 하기 시작하다가, 내가 너한테 넌 혹시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냐고 물었고, 니가 그때 나한테 뭐라고 말해줬었는데, 그게 마침 내가 모르는 캐릭터였잖아. 그래서 니가 인터넷에서 찾아서 나한테 사진을 보여줬고, 난 그 사진을 내 휴대폰에 저장하면서, 이제 중국에 갈 때 그런 캐릭터 있는 물건을 보게 되면 너에게 사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

그래서 그 이후로 중국 토보에서 그 캐릭터 사진들을 계속 검색했고, 후에 내가 중국에 왔다가 다시 네 수업을 갔을 때, 너한테 그 캐릭터가 있는 휴대폰 케이스랑 필통을 사다줬잖아.

그때 기뻐하던 니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 너무나 작은 선물인데도, 그렇게 기뻐하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 그 후에 내가 중국 과자나 사탕 같은 걸 사줄 때마다 너무 좋아하는 네 모습에 난 너무 행복했었어. 뭔가 드디어 너랑 좀 친해진 기분이랄가.

그러다가 너희 가족이 가족여행으로 제주도에 놀러갔잖아. 그때 니가 여행 다녀와서 나한테 제주도에서 산거라고, 오렌지 쵸콜렛을 줬던거 기억나? 그때 내가 수업을 마치고 네가 준 쵸콜렛을 손에 들고 나왔을 때, 너의 어머님이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해주셨어.

“기현이가 지금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전부터 마음의 병을 좀 앓고 있었거든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별로 얘기를 하지 않고, 무슨 일이든 별로 흥미를 가지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중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하길래, 전 그냥 뭐든 다 시켜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솔직히 선생님이 첫 수업을 오셨을 때 생각보다 나이가 너무 어려서, 혹시 인내심이 부족하고 우리 애 싫어하면 어떡하지? 애가 더 상처받지 않을가?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요. 근데 수업을 계속 이어올 수 있어서 전 그것만으로도 너무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면서, 기현이가 그러더라구요. 중국어 선생님은 중국에 다녀올 때마다 자기한테 이것저것 선물을 사다준다고. 그래서 기현이도 꼭 자기 용돈으로 선생님한테 쵸콜렛 사주고 싶다고.”

너의 어머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혼자 외국에서 첫 직장생활을 하던 나에겐 그게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몰라. 넌 그냥 “쌤, 선물이에요.”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나에게 줬지만, 나한텐 그 쵸콜렛이 평생 먹어본 것 중에서 제일 맛있는 쵸콜렛이였어.

그 이후에 선생님이 집안에 일이 좀 생겨서 중국으로 들어오게 됐지만, 그래도 너랑 연락이 끊기지 않고, 또 어머님을 통해서도 네 소식을 자주 듣게 돼서 너무 행복했어. 니가 외고에 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예전보다 많이 건강해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도, 또 이번에 원하는 대학교의 중문과에 가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난 정말 내 일처럼 너무나도 기뻤어.

대학생 된거 정말 너무너무 축하하고, 너 중문과 입학했으니까 기회되면 중국에도 자주 놀러와.그럼 내가 어떻게든 휴가를 내서 너 가이드 해줄게.

아니면 내가 이제 한국에 가게 되면, 한국에서 너에게 근사한 중국요리를 사줄게.

우리 언젠가 꼭 건강하게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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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식회사 A-YO상사(Caraz) : 전심혁 사장
2. 전일화부동산협회: 金山張虎 회장 
3. 글로벌일통 주식회사: 권호군 사장
4. 주식회사 에무에이: 마홍철사장
5. 주식회사 아시안익스프레스: 리룡식 사장
6. 주식회사 G&T: 박춘화 사장
7. 주식회사 플램핫: 리승희 사장
8. 쉼터물산: 김정남 사장
9. 주식회사 베스트엔터프라이즈: 리성호 사장
10. 삼구일품김치: 리성 사장
11. 시루바포또 유한회사: 서성일 사장
12. 주식회사JCBC: 엄문철 사장
13. 동화(東和)솔루션엔지니어링구 주식회사: 최장록 사장
14. 마즈도향양양(松戸香羊羊): 권룡산 사장
15. 주식회사 타겐고시스템연구소: 김만철 사장
16. 주식회사 위츠테크놀로지: 전호남 사장
17. 주식회사 HANAWA: 리성룡 사장
18. 주식회사 아후로시: 上田一雄 사장
19. 주식회사 PLZ: 박금화 사장
20. 스튜디오 아키라: 변소화 사장
21. 카바야한방연구소: 로홍매 소장

1. 최우림 박사: 중국농업대학 박사, 전일본중국조선족련합회 부회장
2. 장경호 회장: 신일본미술협회 심사위원, 연변대학일본학우회 회장
3. 김광림 교수: 일본니가타산업대학교 교수, 일본도쿄대학교 박사
4. 리대원 회장: 재일장백산골프우호회 회장
5. 박춘익 사장: 주식회사BTU 사장
6. 리숙 사장: 주식회사미사끼(実咲) 사장
7. 최운학 회장: 일본훈춘동향회 회장
8. 구세국 회장: 재일조선족배구협회 회장
9. 박진우 본부장: 金子自動車 본부장 南越谷점장 국가2급정비사

일본조선족문화교류협회 계좌안내:
銀行名:三菱UFJ銀行 日暮里支店(普) 0554611
名義:一般社団法人 日本朝鮮族経済文化交流協会
【ニホンチヨウセンゾクケイザイブンカコウリユウキヨウカイ】

후원과 협찬에 관한 문의는  일본조선족경제문화교류협회 메일주소로 보내주세요.

메일주소:info@jkce.org

후원금과 협찬금은 입금을 확인한 후【一般社団法人 日本朝鮮族経済文化交流協会】명의로 령수증을 발급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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